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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화요일

국가간 상호의존관계는 왜 발생하는가?

국가간 상호의존관계는 왜 발생하는가?

 

 


 

I. 경제학적 원리

 

태고의 인류는 자급자족을 하며 살았다. 하지만 오늘날 수백만명의 사람들과 수백의 국가들은 각각 상호간에 교류를 하며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가간 상호의존관계가 발생하는 이유를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어느 마을에 농부와 목장주인이 각각 하루에 8시간씩 일하며 이 시간에 감자를 재배하거나 혹은 가축을 돌본다는 가정을 해보자.

 

농부는 감자 1개 생산하는데 15분이 걸리고, 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60분이 필요하다.

목장주인은 감자 1개를 생산하는데 10분이 걸리고, 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20분이 걸린다.

 

이것을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1> 농부와 목장주인의 생산능력

 

1kg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8시간 일할 때의 생산량

(kg)

고기

감자

고기

감자

농부

60

15

8kg

32

목장주인

20

10

24kg

48

 

여기서 목장주인은 고기 1kg을 얻기 위해 20분을 일해야 하지만 농부는 60분을 일해야 한다. 반대로 감자 1kg을 생산하기 위해 농장주인은 10분을 일해야 하지만 농부는 15분을 일해야 한다. 이처럼 어떤 재화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생산요소의 양이 더 적은 생산자가 가지는 능력을 경제학에서는 절대우위(absolute advantage)’라고 한다.

 

 한편 하루 8시간의 제한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생산요소(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하나를 얻기 위해 포기하는 것을 기회비용(opportunity cost)’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감자 1kg를 생산하기 위해 농부는 15분을 일해야 하지만 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 그는 60분을 일해야 하기 때문에 15분 동안 일한다는 것은 그에게 고기 1/4kg을 생산한 시간과 같다. 따라서 농부에게 감자 1kg의 기회비용은 고기 1/4kg과 같다.

 

<2>고기와 감자의 기회비용

 

기회비용(1kg)

고기 (단위:감자)

감자 (단위 : 고기)

농부

4

1/4

목장주인

2

1/2

 

여기서 특화와 거래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례를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농부는 하루 종일 감자만 생산하였을 때 32kg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목장주인은 하루 종일 고기만 생산하였을 때 24kg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 농부의 감자 중 15kg과 목장주인의 고기 7kg을 교환한다면 두 사람이 아무것도 교환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고기와 감자의 양이 증대된다.

 

이것을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3> 거래의 이득

 

거래가 없는 경우

생산과 소비

거래의 이득

생산과 소비

생산

거래

소비

소비증가

농부

고기 4kg

고기 0kg

고기 5kg를 받고

고기 5kg

고기 1kg

감자 16

감자 32

감자 15개를 준다

감자 17

감자 1

목장주인

고기 12kg

고기 18kg

고기 5kg를 주고

고기 13kg

고기 1kg

감자 24

감자 12

감자 15개를 받는다

감자 27

감자 3

 

이처럼 농부와 목장주인은 서로 강점인 부분에 특화 해서 분업했을 뿐인데 놀랍게도 총 거래의 산출량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자유거래의 이득(gains from trade)’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리는 과거 초기 경제학자들에게 매우 신기하게 인식되었으며 애덤 스미스는 그의 대표저작 <국부론>에서 분업의 경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 사람이 철사를 잡아 당기고, 둘째 사람이 철사를 곧게 펴며, 셋째 사람이 철사를 끊고, 넷째 사람이 끝을 뾰족하게 갈며, 다섯째 사람이 머리를 만들기 위해서 끝을 두들겨 부친다. … 나는 10명만이 고용되어 그 중 몇 명은 끊임없이 두 세 개의 서로 다른 작업만을 하고 있는 조그만 공장을 본 일이 있다. 그들은 매우 빈곤하였고 따라서 변변치 않은 기계를 갖추고 있었지만 힘써 일할 때 하루 약 12파운드의 바늘을 만들 수 있었다. 1파운드는 중간 크기의 바늘 4,000개 이상이 된다그러나 그들이 독립적으로 일한다면.. 1인당 하루 20개 조차도 만들지 못할 것이며 어쩌면 1개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20세기 초 헨리 포드의 자동차 공장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당시 포드는 모든 자동차가 수작업으로 일일이 제작되어 가격도 매우 비쌀뿐더러 제작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려 고객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최초로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하고 자동차 공정을 7,882 가지로 분리하여 한 사람이 한 부분의 공정만을 담당하게 됐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다). 이렇게 생산된 모델T 1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 자동차의 절반을 차지하기에 이른다.

 

 

II. 국가간 무역의존성

 

 위에서 개인의 장점과 분업의 원리를 통해 생산성이 놀랍게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사례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른 조건들은 배재 하고 단순한 모델을 통해 설명한 것인데 이것은 오늘날 복잡한 국제관계 속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1. 무역의 사례에서 볼 때 오늘날 위와 같은 사례는 기본이 되어있다. 예를 들어 페루의 사탕수수와 중국의 대나무는 자국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상호 교환을 통해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와 미국산 쇠고기도 상호간 저렴한 가격을 볼모로 교환을 시도했다.

 

 2. 이와 같은 거래는 상품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노동력과 다른 재화와도 교환이 가능한데, 예를 들어 미국은 화폐가치가 높고 동남아시아는 임금이 낮다. 따라서 미국의 적은 달러 가치로 동남아에서 인력을 수급하여 공장을 세우는 것도 같은 원리에서 이해할 수 있다.

 

 3. 안보관점에서 좋은 사례는 일본으로 들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본은 오키나와에 미군을 주둔시켰다. 그만큼 안보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그 결과 70~80년대 고도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은 유명한 사례이다. (이것은 한미관계가 논의될 때마다 자주 인용되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의존성이 절대적으로 좋은 것 많은 아니다. ‘상호 의존자체가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공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는 안보에 상당한 부분을 주한미군에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된다면 우리는 준비되지 못한 안보공백을 맞게 될 것이다. 이것은 농부가 목장주인을 통해서만 고기를 얻어먹고 있어서 고기생산을 전혀 안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목장주인이 고기를 그만 제공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농사만 짓던 농부는 뒤늦게 사육장비와 소들을 사야 했지만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다.

 

 현대사회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불확실성의 증대를 꼽을 수 있다. 냉전시대 누구도 소련이 붕괴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였고 불과 2년 전 주가가 2,000 포인트를 돌파하였을 때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국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유행으로 여겼었다. 마찬가지로 당장 내년과 내일의 일을 예측하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 요즘 절대적인 의존은 자신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주국방의 이론적 논리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참고문헌

1. N. Gregory Mankiw, Principles of Economics 4th edition, Thomson(2008)

2. A. Smith, 국부론

‘국가이익’이란 무엇인가

‘국가이익’이란 무엇인가 (1)

 

 

 

I. 국가이익이란 무엇인가

 

어떤 국가정책이 국가를 위하여 최선(what is best for national society)인가, 그리고 그 정책이 올바르게 수행되고 있는가 하는 기본적인 질문이 국가이익에 관한 문제이다. 이것은 정책분석(political analysis)과 정책수행(political action)의 문제인데 국가이익은 외교정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기준이 된다.

 

이러한 주관적 개념으로서의 국가이익에 관하여 이미 16~17세기 유럽에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의 의지(the will of the prince)', 헨리 8세의 ’왕국의 이익(dynastic interests)', '루소의 ‘일반의지(general will)' 등 통치권자의 의지를 반영하는 ‘이익’의 개념들이 존재하여 왔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국왕이나 봉건영주가 가지는 이익의 범위가 국가로 전위됨에 따라서 새로워진 것이 ‘국가이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개념은 특히 미국의 정치가들이 미헌법이 기초된 이래 광범위하게 사용된 어휘이다.

 

국가이익은 국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의 적실성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초라고 여기는데 이를 ‘객관주의(objectivists)'라고 분류된다. 객관주의의 대표적인 것은 모오겐소 교수(Hans J. Morgenthau)의 국제정치의 현실주의 이론인데, 여기서 전개시킨 국가이익은 ①‘정책(political action)을 판단하고 지시하는 항구적인 기준’ 이며 ②‘외교정책의 목표를 이익개념으로 바꾸어 정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국가이익의 개념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며 특정한 시점에 있어서 외교정책이 요구되는 정치적 문화적 환경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다.

 

한편 대외정책의 근원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수단으로서 국가이익 개념이 쓰이기도 하는데 여기서 국가이익이란 ‘권력’과 같은 단일한 객관적 실체(a singular objective truth)로서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국가이익은 ‘불특정 다수의 주관적인 성호들(subjective preferences)로서 국가성원들의 기호와 요구가 변화함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모오겐소 교수가 정의한 ‘객관주의’와 대비하여 ‘주관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II. 국가이익의 형성

 

국가이익에 대한 논의는 양차 세계대전을 과도기로 하여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의 논쟁이 그 분수령이 되었다. 인류의 비극인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편에서는 ‘평화’, ‘정의’ 및 ‘국제법’을 강조하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군사력 중심의 ‘국가이익’을 중시하게 되었는데 전자를 ‘이상주의’로 후자를 ‘현실주의’로 일컫는다.

 

국제정치를 ‘권력정치(power politics)로 접근하기 시작한 ’현실주의‘가 국제정치의 지배적인 논리로서 정착된 것은 당시의 최다수 국가들의 합의에 기초했던 국제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인 국제연맹(1919~1945)이 그 국제법적 원리를 실현하는 일에 실패했다는 데 연유하였다. 국제연맹은 미국의 제 28대 대통령인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의 주창에 의해서 설립되었지만 보수파가 지배하던 미국의 상원에 의해서 거부되었던 것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자국에 도전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초국가(超國家)인 미국으로서는 이상주의를 굳이 따라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미국은 국제연맹의 창설을 주도하면서도 이것을 통해서 국제정치의 주도권이 유럽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견제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다시 ‘세계연방정부운동(The World Federal Movement)'은 미국 내에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사이의 논쟁을 격화시켰는데 웰스(Herbert Wells, 1866~1946), 에머리 리브즈(Emery Reves) 등의 이론가들은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서 세계정부가 그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상주의의 유토피아로서의 세계정부는 오늘날 절대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 의해 현실주의의 극한에 다다르고 있으며 결국 이상주의는 오늘날 이론으로서만 존재하며 현실주의 세계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