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5일 수요일

애플의 사례에서 본 "혁신"의 의미와 요소

애플의 사례에서 본 "혁신"의 의미와 요소

 

 

 

 

 

 

1. 서 론

 

“혁신”. 오늘날 경영학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이렇게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 또 어디에 있을까.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혁신을 외치고 있다. 피터 드러커도 잭 웰치도 빌 게이츠도 스티브 잡스도 모든 경영자들이 혁신 또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 마치 혁신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것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되어있다.

“혁신(革新)”이란 이전의 관습이나 행동양식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의미인데, 보수적 기성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업은 끊임없는 혁신을 관습적으로 요구받고 있으며 성장을 위한 조건이 아닌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서 그것의 가치가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혁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산업계에서는 그 중요성이 발견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프레드릭 테일러와 헨리 포드는 생산관리에 초점을 맞추었고 피터 드러커, 필립 코틀러, 테드 레빗은 인적자원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잭 웰치도 혁신을 강조하긴 했으나 그는 아날로그적인 경영자였다. 빌 게이츠는 세계최고의 부자이기는 하나 존경받는 경영인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한 그가 존경하는 단 한명의 경영자가 있으니 그는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하나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으며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트렌드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창조경영의 모범이 되는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 애플의 ‘가장 창의적인 CEO' 스티브 잡스이다.

 

 

2. 혁신의 의미

 

2.1.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革新, Innovation)"이란 사전적 의미로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의 뜻으로서, 특히 경영학에 있어서는 “기술혁신에 수반하여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경영상의 전반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지난 세기 일어난 기술혁신은 자본, 노동, 유통, 생산, 관리방법 등 모든 경영활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커다란 기업위험(企業危險)을 뜻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에 뒤지면 경쟁에 패배한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이 기술혁신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경영방법으로는 불충분하고, 따라서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즉 기업의 혁신은 사회의 변화와 함께 “새롭게 뒤집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서 새롭게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지난 한 세기 간 일어난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은 인류의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놓았다. 하지만 사회변화의 속도에 비해 경영방법의 발전은 빠르고 민첩하게 변하지 못하였다.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유명한 그의 저서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에서, (부모가 가지고 있는 형질이 후대로 전해져 내려올 때) 자연선택을 통해서 주위 환경에 보다 잘 적응하는 형질이 선택되어 살아남아 내려옴으로써 진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이 주변 환경에 적응한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자연도태설의 핵심인데 이 이론 역시 오늘날 생물학 뿐 아니라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의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하고 말았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포드는 오늘날까지 시장선두를 50년이 넘게 탈환하지 못하고 있으며 애플의 소스를 공개하지 않은 스티브 잡스 역시 오늘날 윈텔(Windows+Intel)의 아성과 비교할 수 없는 수적 열세를 당하고 있다. 자연친화적 화장품을 선보인 The Body Shop은 성공하였으나 광양제철소 앞에는 환경단체들이 오늘도 시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사회 환경의 변화는 그것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은 성장시켰으나 그렇지 않은 기업은 철저히 도태시키는 모습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이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시대의 요구는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기업의 형태와 모습도 실시간으로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가 귀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 있어서 변화와 혁신은 수단이 아니라 생존의 핵심이며 기업존망의 성패가 달린 일임을 기업가들은 명심해야 한다.

 

1.2. 혁신이 필요한 이유

 

위에서 언급한 대로 혁신은 그 자체가 기업의 당면과제요 존재이유이다. 변화는 지금도 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 기업은 팔짱끼고만 있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혁신이 필요한 이유에는 생존의 문제도 있지만 부차적으로 성과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혁신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것은 곧 시장선점을 의미한다. 스티브 잡스는 대형 컴퓨터 회사가 장난감 정도로 여기던 소형 컴퓨터 “애플”시리즈를 선보여 PC(Personal Computer) 라는 시장을 “창출(Create)"했다. 수십 장의 프레임을 일일이 손으로 그려 애니매이션을 만들던 영화시장에 “토이 스토리(Toy Story)"라는 첫 CG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강력한 경쟁우위를 가지게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불법다운로드가 성행하여 음반시장이 위축되었을 때 그는 온라인 음반시장(아이튠즈 뮤직스토어)을 창출하고 애플의 전통이었던 매킨토시에서 MP3플레이어 “iPOD"로 주력상품을 변화시킴으로서 현재 세계 mp3 player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렇듯 혁신은 단순히 사업 다각화의 경우가 아니라 ①회사의 전사적 역량을 전환하는 것이며 ②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선점하는 행위인 것이다.

최근 iMAC이 선전하고 있으나 그래도 아직까지 컴퓨터 분야의 시장점유율은 윈텔의 아성에 막혀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애플이 컴퓨터 사업을 주력으로 고수하였다면? 그가 넥스트社에서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스티브를 위대하다고 보는 이유는 수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민첩하게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그곳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현재의 위기 상황을 혁신하여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과도 같다.

 

1.3. 오늘날의 경영혁신

 

한때 잭 웰치 와 GE를 통해 “6 sigma"가 유행처럼 번진 것처럼 최근에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통해 “창조경영”, “혁신경영”이 우리 기업에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경영혁신은 소극적인 형태와 적극적인 형태의 혁신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내부환경, 업무 프로세스, 기술의 부분의 혁신적 전환을 뜻하고 후자의 경우 사업영역의 전환, 업종의 변화 등 거시적인 변화를 뜻한다. (물론 기업의 핵심역량을 바꾸거나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오늘날의 경영혁신은 단순한 품질과 프로세스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 직결한다. ‘혁신을 하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기업이 사운을 걸고 혁신전담 TF를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혁신은 비단 기업체의 문제만은 아니다. 관료적인 정부조직과 전통적인 비영리조직에서도 “혁신”은 상식이 되어버렸다. 정부기관에서의 혁신은 우리나라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와서 하나의 슬로건처럼 모든 행정부에서 부르짖고 있는데 업무효용성과 고객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두고 있다. 민원부서는 물론이고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교직, 법조계, 군조직등에도 각자 조직에 부합하는 혁신 목표를 설정하고 실시하고 있다. 이렇듯 “혁신”은 하나의 포맷으로서 주어진 과제가 아니라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숙제와도 같은 존재이다. 다이어트를 하듯 프로세스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조직의 핵심역랑(Core Competency)을 두각하는 행동을 나타내고 있다.

 

 

3. 혁신의 요소

 

혁신을 구성하는 요소는 어느 특별한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그것들은 어느 순간, 특정인에 의해 일어난다기 보다는 혁신을 주도하는 특정인(대부분 리더)의 행동을 중심으로 그것을 실현하게 하는 조직의 환경과 각개 구성요소들의 유기적 관계에 의해서 발전하게 된다.

이것들을 분류해보면 혁신에는 크게 3가지의 요소가 존재함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각각 ‘개인적 요소’, ‘조직적 요소’, ‘관계적 요소’라고 요약할 수 있다.

 

3.1. 개인적 요소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혁신은 어느 영웅적인 1인의 혁신가에 의해 일어난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들은 오늘날 기업에서 영웅시 되고 다른 수많은 후배들로 하여금 하나의 훌륭한 모델이 되어주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인사인 잭 웰치나 스티브 잡스, 피더 드러커, 카를로스 곤등의 경영자는 오늘날 기업인이나 학자라기 보다는 오히려 혁명가적 영웅에 가깝다. (실제로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나 파산직전의 닛산을 회생시킨 카를로스 곤의 이야기는 경제사라기 보다는 영웅담에 가깝다)

물론 어느정도의 영웅화가 없지는 않았겠으나 실제로 그들의 실적은 수치로 증명되고 있고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들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가져야 할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다.

 

3.1.1. 카리스마

 

흔히 “카리스마”라고 하면 사람을 복종시키는 권위적 힘(force)을 생각하겠지만 이런 혁신가들이 가진 카리스마는 -다른 사람과는 좀 다른- 그들의 특별한 능력이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혁신경영의 대가 스티브 잡스는 흔히 비교되는 빌 게이츠와 달리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다. 빌이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하버드를 다니고 전 세계의 부를 독점하는 기업을 세우는 동안 스티브는 평범한 집안에서 반항기 많은 소년시절을 보내고 히피문화와 선불교등에 심취하며 평범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고집쟁이 였으며 울보였다. 쉽게 흥분을 잘하고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 사람과는 일을 하지 않았다. 자기 업무에 있어서는 천부적이었지만 주위 동료들과의 대인관계는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만이 가지는 무언가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그의 수려한 외모나 번득이는 아이디어, 뛰어난 추진력도 한 몫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큰 매력은 훌륭한 언변과 쇼맨십이었다. 그는 항상 허무맹랑한 계획을 말하면서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를 가지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고 언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복잡한 여성편력이 말해주듯 그는 어쨌든 대중을 사로잡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3.1.2. 창의력과 상상력

 

“혁신”이라는 말은 근원적으로 기존의 것을 뒤집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뜻한다. 즉 혁신에 있어서의 핵심은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능력인데 그것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바로 “창의력”과 “상상력”이며 스티브 잡스가 그에 좋은 본보기가 됨은 자명하다.

그의 이러한 능력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 보다는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애플시리즈나 매킨토시(최초의 GUI구현), 픽사(최초의 디지털 애니매이션), iPOD등 그는 항상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실현했다. 그의 주위에는 많은 기술자들이 존재했다. 기술적인 문제들은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면 된다. 하지만 그가 가진 영감은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것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특출난 능력의 부산물이라 볼 수 있겠다.

 

3.1.3. 추진력

 

혁신가의 아이디어는 항상 비판에 직면한다. 기존의 이론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혁신가의 이론은 항상 정설을 거부하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과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조직 내에서의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조직 차원에서는 골치 아픈 일일 수 있으나 리더들은 주위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비전과 계획을 실현시킨다. 물론 그러한 행동이 조직 의사결정 체계를 무시하고 독불장군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혁신가의 그러한 결심이 없다면 혁신은 결코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리더는 항상 가장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결단에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확신이 있다면 주위의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추진해 나갈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혁신가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혁신가는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새로운 이론을 적용하고 싶어한다. 혁신은 미래에 있기 때문에 혁신가는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3.1.4. 도전의식

 

혁신은 항상 목표 지향적 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혁신을 할 수 없다.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미 매킨토시가 나오기 전 애플 I, II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많은 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매킨토시를 개발했고 매킨토시로 인해 그는 세계적인 갑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의 잡스는 경영자요 관리자에 불과했다. 오늘날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아이맥, 아이튠즈, 아이폰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트렌드세터(Trendsetter)가 되었고 애플은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전파하는 그룹이 되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어떻게 이루어 질 수 있었을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스티브는 워즈니악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애플을 만들어 전에 없던 커다란 돈을 벌게 되었을때, 다른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것에 만족하고 끝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매킨토시로 많은 부를 거머쥐었을 때에도 그는 평생 쓰고도 남을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때 만약 그가 현실에 안주하였다면 오늘날 토이스토리,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등 애플의 초현대적 제품들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은 이렇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지금까지 사용된 것들을 “새로운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예측가능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실행을 머뭇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이때에 조직을 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혁신가(Innovator)이다.

 

3.2. 조직적 요소

 

혁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바로 조직의 Top Leader인 혁신가일 것이다. 하지만 리더의 의도대로 조직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면 혁신이 발생할 수 있을까? 말그대로 “혁신적으로(Innovative)” 발생해야 할 혁신이 천천히 느긋하게 실행된다면 시장의 변화를 앞지를 수 있을까? 사회의 변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혁신을 이루어야 하는데 현실에 안주한 직원들이 변화를 거부한다면 혁신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혁신은 개인의 역량으로만은 달성 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수많은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조직구성원들의 집합으로서의 조직이 혁신을 수용할 조건이 갖추어져야지만 혁신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3.2.1. 조직유연성

 

비단 혁신의 문제뿐 아니라 조직행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에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분 일초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경영 환경 속에서 각종 변수에 민첩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유연성은 혁신을 이루게 하는 최선의 조건일 것이다.

내부적으로 유연한 조직의 경우 top leader의 의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침투한다. 모든 조직구성원들이 회사의 방침을 숙지하고 신속히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다.

사실 매킨토시이후의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축출된 데에는 조직적인 문제가 많이 있었다. 그가 처신을 잘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그는 지나치게 많은 적들을 만들게 되었고 결국 이사회가 그를 쫓아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만약 잡스가 다른 사람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가며 설득을 하여 정책을 결정하였다면 이사회가 그렇게나 반대하였을까? 당시 기록을 보면 잡스의 독단적인 행동은 “기인”으로 취급될 정도로 조직내부에서의 반발도 심했다. 결국 그는 조직내의 정치활동에 실패하여 쫓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훗날 경영복귀후 한층 유연해진 자세로 태도를 바꿈으로서 오늘날까지 애플이 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GE의 잭 웰치도 그 신화적인 기업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분야가 바로 이런 인적자원관리(Human Resource Management)였다. 부하직원에 대한 직무관리 뿐만 아니라 회사의 비전을 공유(Vision share)하고 모두가 전사적 노력을 집중함으로서 혁신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낸 것이다.

 

3.2.2. 개방적 자세

조직유연성에 관한 또 하나의 관점은 바로 변화에 적응하는 자세와 속도에 관한 것이다. 정보화 사회 도래 이후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난 100세기 동안의 변화가 100년 동안 일어나고, 100년 동안의 변화가 10년 만에 일어나고, 10년간의 변화가 단 1년 만에 변하는 등 현대사회의 변화와 발전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 속도를 기업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한 사례는 경영의 역사를 보면 너무나 많이 나와 있다.

애플의 경우에도 애플 I, II 시절까지는 모든 것은 단 몇 명이서 이루는 계열통합적 업무를 실시하였으나 이후 과감한 아웃소싱을 실시함으로서 수익성에 많은 변화를 준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오늘날 애플기술의 핵심인 아이팟의 경우 애플, 삼성, 미쯔시다 등등 수많은 세계적인 회사들이 기판, 메모리, HDD, 소프트웨어 등을 개별적으로 만드는 초국가적 프로세스를 실시함으로서 이러한 개방적 자세에 정점을 이루고 있다.

조직분위기에 따라 조직의 역량이 바뀌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애플과 더불어 이러한 창조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인 Google.com의 경우도 좋은 예가 된다. 항상 트렌드변화의 꼭지점에 있는 포털사이트로서의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평상복, 자유로운 근무시간, 최고의 직원 복지제도 등으로 상징되는 구글의 업무분위기는 국내에는 부러움의 대상과 더불어 창의력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분위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역시 이러한 격식 없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례 제품발표회 때 마다 특유의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 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짙은 양복에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한국의 기업 분위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3.3. 관계적 요소

위에서 우리는 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개인적 요소와 조직적 요소를 보았다. 하지만 이 둘이 유기적이 아닌 독립적으로 따로 움직인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리더의 비전에 따라 조직이 유연하게 대응하고 조직의 요구에 따라 리더가 수긍할 수 있는 모습이 이것을 완성시키는 마침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사례를 통해 이 관계적 요소의 두 축인 리더십과 팔로어십을 알아보도록 하자.

 

3.3.1. Leadership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특별한 것이었다. 그는 침착한 지략가도, 용맹한 전사형도 아니었다. 단지 그는 천재적인 창의력으로 다른 사람의 고정관념과 판단을 뛰어넘었고, 사람들은 그의 그러한 기행과 성공에 놀랄 뿐이었다.

사실 그의 리더십은 전통적인 이론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형태와는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자는 성과로 말하는 법. 경영복귀 후 회사를 회생시켜 그는 지금도 컬트적인 존재로 남아있게 된다.

 

3.3.2. Follwership

애플의 사례를 볼 때 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스티브 잡스 그의 미숙한 대인관계 능력이 조금만 더 보완되었더라면 더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당시 애플은 최고의 브레인들이 모인 집단이었고, 스티브가 비록 천재적 이었더라 해도 그는 자신의 부하들의 역량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리더가 되었어야 했다. 그를 축출한 것은 어찌보면 하극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이 패여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부하들의 집단행동 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회사에 충성도가 높고 적극적인 부하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스티브의 우매함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4. 혁신과 성과 (애플의 사례에서 본)

 

매킨토시가 발표된 이래 애플은 PC시장에서 단 한번도 점유율 20%를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 하나의 컬트가 된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량적 결과만 놓고 보면 애플은 결코 위대한 회사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 혁신의 위대함과 새로움, 가치 일 것이다.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현대인들은 고정관념을 깨는 그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다. 기술을 넘어 현대인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고 있었는데 애플이 바로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던 것이다. 애플의 혁신은 아래의 세가지 사례에서 두드러 진다.

 

 

4.1. 애플시리즈

 

사실 애플I의 경우 완연히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물론 모든 회로기판을 연결한 워즈니악의 기술이라던지 스티브의 영업기술등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애플 I 의 성공에 힘입어 발매된 애플 II 의 경우 지금까지 계속되어오는 애플의 핵심역량인 혁신의 초창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웨스트코스트 컴퓨터 박람회에서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PC)가 등장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작은 컴퓨터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잡스는 뒤에 대형 컴퓨터가 숨어 있지 않다는 걸 증명해 보여야 했다. 애플은 PC시장을 장악했고, 스물다섯의 잡스는 가장 젊은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가 이후 보여준 혁신의 행보는 다양하게 전개되었었는데 우선 애플 II는 컴퓨터를 켤 때마다 매번 먼저 운영체제를 가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자동적으로 운영체제를 가동함으로서 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어했다. 이 점이 직접 프로그램을 짜 넣을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컴퓨터광들에게 애플제품이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된 이유였다. 애플 II는 나중에 IBM PC가 등장할 때까지 시애틀 컴퓨터 사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기는 컴퓨터 플랫폼이 되었다. 하지만 애플의 혁신은 계쏙 되었다. 다음으로 스티브는 소형컴퓨터는 소음이 없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팬을 없애야 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이것은 당시로선 매우 급진적인 생각이었다. 애플 I 을 현실화 시킨 것이 워즈니악 이었다면 애플 II 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 스티브는 로드 홀트를 영입하였다. 어쨌든 스티브의 요구에 따라 팬이 없는 컴퓨터가 등장하였고 그것은 또한 전원이 전자 제품에 전달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개선했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스티브는 영업방식 이라던지 정책, 홍보에 있어서도 매우 진보적인 시도를 많이 하였다. 결국 끝은 좋지 않게 끝났지만 그래도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애플 컴퓨터를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하는 이유이다.

 

 

4.2. 픽사

 

스티브 잡스는 본인이 세운 회사의 이사회에 의해 축출되고 세운 “NexT"라는 회사도 결국 흐지부지 되고 평소 관심이 있었던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티브는 조지 루커스로부터 사들인 픽사(Pixar)가 1995년 최초의 3D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Toy Story)>를 만들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꼭 봐야 할 영화. 꼭 얘기해야 할 영화. 꼭 다시 찾을 영화”라는 찬사를 내놓았다. 토이 스토리는 그해 최고 흥행작이 되었고, 잡스는 다시 억만장자가 됐다. 픽사의 주식 공개는 “잠재 가치를 보는” 새로운 투자 패턴을 낳았다.(아직 벤처 투자 열풍이 불기 전이었다). 1999년 <토이 스토리 2>는 속편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할리우드 불문율을 깨고 또 한번 큰 성공을 거뒀다.

2001년 <몬스터 주식회사>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세 번째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제 픽사는 “가장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사”가 되었다. 2003년 <니모를 찾아서>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대 수입을 올리는 기록을 냈고,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다. 2004년 픽사의 6번째 애니메이션인 <인크레더블(Incredible)>은 ‘애니 어워드’에서 작품상을 포함하여 10개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아카데미 상도 탔다.

 

 

4.3. 아이포드

 

픽사에서의 성공은 스티브로 하여금 기술의 세계에서 감성의 세계로 사고의 틀을 옮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가 아이튠스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디지털 음악 분야에 작은 입지를 마련하자 스티브 잡스는 비로소 음악시장 전반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음악을 담고 다닐 mp3 플레이어 시장에 주목을 했다. 그는 기술 발달로 제품의 기능과 품질이 모두 비솟해지면서 디자인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을 간파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모든 혁신의 중심을 디자인에 두었다.

이후 세련된 심플함이 돋보이는 아이포드, 모니터와 본체를 하나로 만든 아이맥, 작은 반구형의 새 아이맥, 최근에 나온 아이폰까지 모두 애플의 디자인 혁신의 결과물이다. 애플은 이제 고질적인 기술 집착에서 벗어나 아이코닉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발매한 지 5년 만에 5,00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가전제품 사상 가장 성공한 제품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5. 결론 : 혁신의 방법

 

지금까지 우리는 “혁신(Innovation)"을 필두로 창조경영의 표본으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킨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통해 우리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모습을 찾아보았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혁신은 변화의 조건이 아닌 생존의 수단이 되었으며 더 이상 혁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변화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오늘날 너나 할 것 없이 부르짖는 혁신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 중요성을 공감하지만 ‘혁신은 이렇게 해야 한다’, ‘혁신은 이런 것이다’라고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왜냐하면 혁신의 모습과 종류는 각 조직이 가지는 특성에 맞추어 개별적으로(individual) 적용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혁신을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요즘의 조직은 비단 영리기업 뿐만이 아니다. 정부, 군대, 교회, NGO등 그동안 혁신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공단체, 비영리단체에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고 심지어 가정과 개인에게도 혁신을 요구받는 요즘이다.

혁신은 변화를 뜻한다. 변화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며 이전 것에 대한 거부이다. 이미 성공한 기업의 오너가 된 잭 웰치가 현상에 만족하며 있었다면 그는 오늘날 결코 지금처럼 존경받는 경영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즉 혁신은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적 자세의 견지를 기본으로 둔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자기반성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구성원들이 이러한 혁신의 마인드를 가지고 조직에 충성할 때 조직은 물론 전체 노동시장과 경제시장에서의 혁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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