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인적자원관리 사례연구
: 국방인적자원개발(MHRD)을 중심으로
I. 서 론
1. 육군의 미래모습
1.1. 육군의 현재 상황
저자는 현재 육군에 근무하고 있는 현역 장교로서 6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조직인 軍의 간성으로서 지휘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많은 경영학 원론에서 조직관리(Organizational Management)의 잘못된 사례로 군 조직을 예로 들고 있는데, 그것은 역설적으로 군 조직 내에서 HRM이나 조직관리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선 대한민국 육군은 해방직후부터 불과 6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창설직후 6.25와 휴전시대를 거치며 제대로 구조적인 정비를 갖출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육군의 구조는 미군장교들의 지휘 하에 구조적 모델링을 실시하였고 이후 주한미군의 주둔과 한미협정을 통해 미군의 역할은 한국군의 존재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적 특수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미군체계의 모방으로 시작된 한국군은 분단 상황이라는 환경 하에 비정상적으로 그 규모가 비대해져 버렸고, 이후 40여년에 걸친 군사정권은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더욱 강화시키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그 결과 현재의 한국군은 -軍 특유의 보수적 성향과 융합하여- 수십년 전 만들어진 낡은 구조에 수십만명의 엄청난 인원이 상주하는 비대하고 저효율의 집단으로 되어버렸다. 최근 젊은 군사학자들과 조직관리학을 전공한 장교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으나 그 체질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2. 미래 육군의 모습
육군은 국방개혁 2020 추진에 따라 병력규모는 축소되지만, 전투력은 더욱 강화된 육군을 건설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육군은 창군 이래 지속적인 개혁과 혁신을 통해 국가방위의 주력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으나 이제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절실한 개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래 전장은 군사 과학기술의 발달로 네트워크 중심전, 효과중심전, 비선형 기동전, 인간 중심의 전투 확대 등으로 전쟁수행 개념과 양상이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2. HRD란 무엇인가?
2.1.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의 학술적 정의
2.1.1. “학습이 중심이 되는 개인개발, 경력개발, 조직개발, 지역사회 및 국가 차원의 인적자원개발 풍토조성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개발, 조직의 성과 향상, 지역사회의 개발과 발전, 국가의 발전과 국민복지의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조직화 된 활동 또는 시스템”
2.1.2. “인적자원을 양성, 배분, 활용하고 이와 관련되는 사회적 규범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제반 활동”
2.2. 군 인적자원개발(MHRD: Military 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개념
“군 장병의 교육, 훈련, 군사임무수행, 전투준비태세, 연구개발 등을 통하여 각급 제대의 조직(부대, 병과, 기능별, 장병 개인)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창조적 능력을 장벙 개인에게 부여하는 과정”
3. 육군 HRD의 중요성과 당위성
3.1.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미래 사회는 정보가 컴퓨터나 통신기능과 결합하여 사회적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정보 네트워크를 이용한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정보문명사회는 저비용-고효율의 군조직의 개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군 조직 운용방법의 획기적인 개선과 함께 최소의 희생으로 승리를 거두는 효과중심 작전개념의 발전요구 등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3.2. 병역대상인구의 감소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고령인구비율 7%)에 진입한 이래 2019년에는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로 진입할 것으로 판단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중이다. 또한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과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율은 향후 병역 대상 인구의 감소로 귀결되어 향후 10년 이후에는 현재와 같은 병력규모를 유지하는 데에 제한이 될 것이다. 또한 정보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현재 및 미래의 젊은 세대들의 탈규격화, 탈제도화의 Trend 속에서 엄격한 규율을 요구하는 군 복무의 매력은 점차 감소될 것이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하에서의 군대는 양적 군대에서 정병(正兵)위주의 기술군으로의 변화를 요구 할 것이다.
3.3. 첨단 정보화 인재육성의 필요성 증대
미래전 양상은 전장의 영역이 확대되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전투수단을 동시적-통합적으로 운용하여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고정밀/고성능의 최첨단 무기체계 사용이 증대되어 전 전장이 디지털 화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전 양상과 무기체계의 발전, 부대구조 개선으로 인하여 디지털 전쟁수행에 적합한 고기능의 인력확보와 유지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며 이에 육군은 사회의 유능한 정보화 인재를 획득하여 미래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고기능의 전투원으로 육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3.4. 육군 HRD의 당위성
미래 육군은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우수인력 획득 및 양성이 요구되며, 기술 집약형 군 운용에 적합한 인력구조를 설계하고, 우수인력 획득과 양성체계를 발전시켜야만 할 것이다. 또한, 효율적인 인사관리체계를 정립하여 전문지식과 능력을 갖춘 인적 자원을 양성해야 한다. 이에 육군은 우수인력을 확보/유지 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인적자원능력개발 방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육군은 사회가 이용하여 발전시키고 있는 새로운 교육훈련 방법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육군은 신종 위협과 비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전쟁 이외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우수인력의 확보와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II. 본 론
1. 육군의 HRD 정책
1.1. 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
1.2. 정책발전 과제 및 핵심과업
영 역 |
정책발전 과제 |
핵 심 과 업 |
인적자원 획 득 |
인력획득체계 개선∙발전 |
∙ 장교 획득체계 개선 ∙ 부사관 획득체계 개선 ∙ 병 인력획득∙배치체계 개선 |
인적자원 교 육 및 훈 련 |
평생 학습체계 구축∙발전 |
∙ 군 평생학습체계 정립 ∙ 군 평생교육 지원제도 및 학습인프라 구출 ∙ 지역 평생학습 기회 확대 |
전문인력 육성 및 간부 능력 개발 |
∙ 전문인력 육성∙발전 ∙ 해외 군사교류 및 군사교육 확대 ∙ 직무향상교육 확대 및 발전 ∙ 간부 능력개발 제도 발전 | |
장병 자기계발 |
∙ 현역병 자기계발 기회 확대 ∙ 군 교육훈련 평가인증체계 구축 ∙ 국가기술자격 및 국방자격제도 발전 | |
인적자원 보 직 및 활 용 (인사관리) |
미래 지향적 인사관리체계 발전 |
∙ 장교 인사관리제도 발전 ∙ 부사관 인사관리제도 발전 ∙ 준사관 인사관리제도 발전 ∙ 군무원 인사관리제도 발전 |
인적자원 분 리 (재취업) |
제대군인 지원체계 발전 |
∙ 전역예정간부 전직교육체계 발전 ∙ 제대군인 취업지원체계 발전 |
기 타 |
군 인적자원개발 인프라 구축 |
∙ 인적자원 네트워크 구축 ∙ 병영학습 인프라 구축 ∙ 인적자원개발 관련 법∙제도 정비 및 지위체계 구축 |
2. 육군 HRD 정책의 특징
위의 도표에서 정리를 하였지만 각각의 사례들은 각기 세분화 된 카테고리로 여러개의 하위 과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광범위 하고 폭넓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육군 HRD 센터에서 언급한 위의 내용은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적자원관리)의 범주까지 포함하고 있으나 이중에서 HRD와 관련된 분야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2.1. 아웃소싱을 통한 컨소시엄 구성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재 군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성적 반성에는, 그동안 외부와의 Gap을 유지하며 군 고유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발생한 민간기술과의 괴리를 비판하는 의견이 주로 제시되었다. 군조직의 특성이 변화를 회피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것이 오히려 외부학문으로부터 군 조직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게 하였다.
그래서 군대는 다양한 외부기관 및 단체와의 협약을 통해서 시각과 접근의 다양성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주요 활동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육군은 2006년 현재 전국 80개 대학 및 대학원, 39개 전문대학, 16개 사이버대학과 학군제휴 협약을 체결하여 간부들의 자기계발 여건을 마련하고 학∙군간 학문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 육군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 및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군 인력의 정예화와 국가 인적자원개발 공동학술연구 협약을 체결하여 인적자원개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3) 전국 경제인 연합회에서는 군 복무기간을 통한 우수 산업인력 양성과 청년 실업 해소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산∙군 인적자원개발 위원회”를 구성∙운영 하고 있다.
4) 육군은 군 인적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産∙官∙學∙硏 이 함께 참여하는 民∙軍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육군 인적자원개발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2.2. 시스템 프로세스의 정비
60만명의 거대조직인 육군의 효율성 저하는 훈련병에서 대장에 이르기까지 19단계에 이르는 극심한 계급구조와 분대에서 국방부에 이르는 13단계의 수직적 조직구조에서 오는 문제점이 항상 지적되어 왔다.
특히 민간기업에서는 팀조직제, CELL GROUP, 아메바형 조직 등 조직의 분권화와 비선형조직, 전문화 등이 Basic Statement가 되어 있는 현실이고 각 조직별 Empowerment를 과감히 결정하는 것 역시 조직관리학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어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군대는 아직도 철저히 수직적인 계층관계와 복잡한 의사결정구조, Top Leader(지휘관) 1인의 결심으로 전체조직이 움직이는 One-man decision 체제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육군 HRD의 핵심정책 중 시스템 프로세스의 정비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비록 HRM분야의 범주라 할지라도) 인력획득과 인사관리(진급 등) 체계 등에 대한 재정비는 조직 효율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3. HRD 분야에 역량 집중
하지만 위 정책의 핵심은 역시 HRD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육군 HRD 계획은 그 적용대상을 기준으로 병사, 간부, 제대군인, 군인가족 을 위한 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분야에 역량이 집중된다는 원인은 예산과 조직편성규모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HRM 분야의 프로세스 정비는 비예산분야로서 실무담당자의 Task flow만 조정함으로서 변화를 유도하는데 반해 HRD분야의 경우 기간 및 시설투자, 교육비 지원, 컨텐츠 제작 등 많은 물적지원이 포함된다. 육군본부의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각 대상별 정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3.1.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1) 현역병 자기계발 기회 확대 : 일과 외 시간에 자기 계발 여건을 시간과 장소를 통해 보장해 줌으로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인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2) 군 교육훈련 평가 인증제 : 특정 병과학교의 교육과정이나 특수보직근무자의 경우 자신의 임무수행을 통해 학점인증을 받을 수 있고 또한 자격증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정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3) 국가기술자격 및 국방자격제도 발전 : 군 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희망하는 국가자격검정을 부대에서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각 부대 인사과를 통해서 부대단위로 신청을 하면 일정 인원 이상이 신청하였을 경우 검정기관에서 부대로 방문하여 시험을 보는 제도가 시행중이다.
4) 병영학습 인프라 구출 : 현재 대대 단위로 “사이버 지식 정보방”을 구축하여 제한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검색 및 교육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중에 있다.
2.3.2.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1) 군 평생학습 체계 확립 : 육군의 교육포털(M-kiss 등)을 통해 퇴근 후나 휴일 혹은 전역후에도 양질의 교육 컨텐츠를 통한 자가학습을 구현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 중에 있다.
2) 전문인력 육성 / 발전 : 특수보직에 있는 간부들에게 민간 및 병과학교의 보수교육을 통해서 전문적 기술을 배양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교육기관은 군 교육기관이나 혹은 군과 협약을 맺은 민간교육기관에서 실시하며 육본 자체가 아닌 사단급 부대에서도 기획하여 자체 운용할 정도로 널리 보급된 교육방식이다. 특히 이 정책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학 위탁교육인데, 현재 전문학사∙학사∙석사∙박사 과정에 군 위탁으로 많은 간부들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실질적으로 군 HRD의 가장 비중 있는 분야로 다루어지고 있다.
3) 해외 군사교류 및 군사교육 확대 : 또한 국내 학위교육과정 외에도 해외 학위 과정도 간부들의 큰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현재 군사무관이 설치된 우방국으로 매년 소수의 인원들이 위탁교육생으로 파견되어 학위과정 중에 있다. 또한 학위과정을 제외하고서라도 단기 연수, 우방국 견학, 연합작전 등 동맹국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4) 기타 예비역과 군인가족을 위한 정책에는 M-Kiss 서비스 및 제대군인센터 운용을 통한 재취업 및 평생교육 서비스가 있으나 논의의 중심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3. 육군 HRD 정책의 문제점
지금까지 열거한 대로 현재 육군에서는 굉장히 큰 비중을 두고 인적자워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예산/비예산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야전군에서는 이러한 많은 정책들이 피부로 와닿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부대 내의 인사실무자 및 주요지휘관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아래와 같은 핵심문제들을 도출할 수 있었다.
3.1. 제한적인 교육대상자의 선정
우선 가장 현실적이고 큰 문제는 이렇게 많은 정책과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군의 인력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교육을 받는 인원은 항상 소수라는 점이다. 그래서 야전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은 항상 교육기회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수만명에 이르는 간부 중에서 학위과정 위탁교육을 받는 사람은 연간 수백명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석박사 과정에 선발되는 사람은 수십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해외군사교육의 경우 연간 단 몇 명에 지나지 않아 현실적으로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교육대상인원의 수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선발의 공정성이라 할 수 있겠다. 수치화 된 자료는 없지만 군내에는 아직도 암묵적으로 출신성분에 따른 유리천정(Glass Ceiling)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잔존해 있으며 진급 및 교육기회 선발 시에도 출신별로 인원 구성비가 큰 차이가 없음은 이러한 인식을 고착화 시키기도 한다.
3.2. 정책부서와 실무부대와의 입장차이
굳이 HRD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정책부대와 야전부대 사이의 괴리는 군내에서 이전부터 논란이 되곤 했었다. 예를 들자면 정책부서인 육군본부 인사사령부에서는 이러이러한 교육 정책을 야전부대에 전달하면 바로 수용이 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실제로 야전부대에서는 그러한 정책을 100% 반영하기에는 인프라의 부족, 시간 및 자원의 부족으로 항상 애로사항을 겪는다고 불평한다. 또한 정책은 그 자체로 너무 이상적인 것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적용하기에 제한된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야전부대 장병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GOP 부대의 경우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화도 불통인 격오지 부대가 많이 있으며 교육시설은 커녕 변변한 식당도 찾기 힘든 곳도 많이 있는데, 2군 사령부 예하 후방지역 향토사단과 전방 GOP 사단의 여건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각 부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다.
3.3. 교육수용자와의 피드백
위의 문제와 大同小異하다. 현재 정책부서는 여러 가지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각급 예하 제대에 전파를 하지만 정작 교육소비자의 피드백을 경청하는 작업에는 소홀하다. 이것은 군대 특유의 One-way 방식의 특성의 영향 때문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교육생산자와 교육소비자의 관점으로 접근하였을 때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의 여부가 서비스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침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으나 軍의 체질을 변화하기 전까지는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각종 HRD 프로그램들이 시행된지는 꽤 되었지만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정책에 대해서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A/S나 complain을 주장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서비스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3.4. 정책자체의 효용성
육군의 최고 전문가들과 외부 컨설팅을 통한 민간 전문가들이 노력하여 만든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HRD 프로그램이 모든 상황에서 합리적인 결과만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정책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계획과 실행, 혹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주 원인이 될 것이다. 또한 교육 소비자인 야전부대에서 정책을 오용함으로서 의도된 결과를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는 ‘軍 자격증’ 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 신뢰성이 크게 낮아졌으며, 사이버 지식정보방의 활용은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에만 사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간부들의 경우 파견근무를 현실의 도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으며 각종 부대단위 교육준비로 인하여 고유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부대와 시행부대 사이에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된 후 계획실시를 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의 탓만 하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4. 육군 HRD 정책의 개선 방안
4.1. 교육의 범위(Scope)와 규모(Scale)의 확대
현재 위에서 열거한 HRD 프로그램들을 보면 무언가 슈퍼마켓처럼 굉장히 다양한 아이템들을 열거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도출한다는 점은 이러한 정책에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요구된다는 것을 반등하기도 하겠다.
우선 교육의 범위나 규모는 더 확대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감히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군인가족을 위한 지식 서비스인 M-Kiss 서비스는 이용률이 낮아 한때 사이트가 폐쇄되기도 하였었다. 또한 반강제적으로 따게 하는 태권도 단증이나 각종 자격시험은 그 실효성이 의심되기도 하며 일부 위탁교육생의 선발기준 및 인원은 지나치게 소수를 지향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낮은 효율성의 정책은 수정보완을 통해 현실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소비자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선택의 다양성은 늘릴 필요가 있다. 현재 군내의 HRD 는 소비자 요구 및 선택에 의하기 보다는 부대의 소요에 따라 이루어지는 피동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또한 선택의 폭이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교육 신청자의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며 개설된 프로그램의 수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저런 조건을 재고 보면 결국 접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몇 없는 실정이다.
4.2.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 고취
민간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특히 軍 조직에서의 교육훈련관리는 전형적인 Top-Down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간부들의 경우 이러한 HRD 프로그램 참가여부가 자력관리에 중요한 기준이 되어 진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반강제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특정 교육의 경우 부대별로 교육인원을 강제할당하거나 전원 동원하는 등의 군대적 방식의 참여유도로 이미 많은 반감을 사게 하고 있다. 따라서 HRD의 개념을 “Teaching"이 아닌 ”고객 중심의 서비스(Customer-centered Service)"로 잡고 철저하게 서비스 소비자의 Needs를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교육 컨텐츠의 개발에 있어서도 실제적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도 시급하다. 병사들이 원하는 것이 태권도 단증인지 아니면 IT 자격증인지, 또는 간부들이 원하는 것이 해외위탁교육인지 아니면 직무보수교육인지 CS(Customer Satisfaction) 제고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을 한다면 고객만족도가 저하되고 그에 따라 교육성과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4.3. 투명하고 공정한 정책진행
앞에서 언급한 대로 군내에서의 HRD는 경력개발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단순히 자기 욕구 충족의 수단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요 프로그램(해외연수, 해외위탁교육 등)의 선발과정은 매우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어 극소수의 합격자외의 대다수의 비선자들에겐 높은 장벽을 느끼게 한다. 매우 적은 선발인원 외에도 이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정책진행의 투명성과 공평성을 원할 것이다. 특히 군조직은 예전부터 주류(생도출신)와 비주류 사이의 보이지 않는 계층간 장벽이 조직 단결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계급간-계층간-출신간-병과간 gap이 존재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한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진급시에는 각 출신별로 공석을 따로 배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역시 불충분한 제도라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minor 의 위치에 있는 비생도출신-야전부대 근무자 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공평히 누릴 수 있는 인프라와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4.4. 정책의 일관성 : 국방개혁 2020 과의 연계성
군대의 의사결정과정은 철저하게 지휘관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어있다. 때로는 규정과 방침보다도 지휘관의 결심이 우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소단위 부대뿐만 아니라 정책 부서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운영도 대통령 한명이 바뀜으로서 전임자의 정책이 수장되는 경우를 우리는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많은 국방정책도 Top-Leader의 임기가 마치면서 자주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국방정책의 큰 기조인 “비전 2020”의 제정은 매우 환영할 만 하다. 차후의 정책결정자들도 입법시 참고할 수 있는 Main Base를 천명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년지대계라는 군내 교육정책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거시적 계획의 흐름을 존중하고 그것과 같이 움직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무조건 시류에 편승하고 Trendy 한 성향으로만 정책이 진행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육군 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은 정부의 “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과 연계되어 작성되었기 때문에 국가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지의 여부도 유의해야 한다.
III. 결 론
현재 육군은 정보화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과거 화력 위주의 군대에서 전문 인력중심의 군대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인적자원관리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육군의 변화는 우선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활용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병력의 수를 과감하게 줄이고 대신 첨단 장비 및 장비 운용 기술을 가진 전문인력 중심의 첨단軍 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비전 2020의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군의 혁신은 시대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과거 군 조직은 잘못된 조직의 모델로 많은 경영학 서적에서 비유되었다. 극심한 수직적 구조, 리더 개인에 의한 독단적인 의사결정구조,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조직구조 등 많은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다행히 최근에 와서 자성적 반성과 더불어 개혁의 바람이 내부에서 불기 시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조직구조의 핵심인 ‘사람’을 중시한 인적자원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 역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군조직은 -다른 어떤 사례와도 마찬가지로- 단점이 곧 강력한 장점으로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 수십만명의 인적자원은 그 어떤 조직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인재풀을 제공할 수 있으며 비록 규모는 비대할 지라도 그 수많은 점조직들이 톱니바퀴 맞듯이 연합작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가히 경이로울 정도이다.
또한 국가적 규모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주어져도 엄청난 인적자원 동원능력, 조직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 고도로 정교화 되고 매뉴얼 화 된 행동양식 등은 얼마든지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군 조직을 변화시키는 시발점은 역시 ‘사람’이 될 것이다. 특히 20대 초반 대부분의 남성들이 거쳐가기 때문에 군대는 그 집단성으로 인하여 많은 사회적 기여를 해왔다. 예를 들자면 과거 6.25 이후 군에서 실시한 문맹퇴치교육은 사회 전반적으로 문맹률을 낮추는데 기여하였고 70~80년대 기술교육, 90년대 정보화 교육 등 역시 군조직이 가지는 집단성으로 인해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러한 맥락에서 현재의 군과 미래의 군은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의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군의 교육정책이 사회적 교육수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볼 때 다른 어떤 사회에서의 교육기관보다도 軍 이 가진 임무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러기에는 아직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제약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HRM을 공부하는 젊은 지휘관들의 의식이 변하고 시간이 흐르며 軍 내부의 분위기가 점점 변해감에 따라서 군 전반적인 의식구조가 변화될 때 군대를 전역한 그 누구라도 ‘나는 정말 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성장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IV. 참고자료
1. 국방인트라넷 사이트 : 군사보안법 상 URL은 생략합니다.
육군리더십센터
육군인적자원개발 사이버정보센터
육군정보포털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육군본부 인사사령부
육군본부 정책홍보실
2. 간행물
육군본부(2006), 21세기 선진 정예육군 육성을 위한 육군 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 종합인쇄창
육군본부 인적자원개발과(2006), 인적자원개발의 이해, 육군본부
육군본부 인적자원개발과(2006), 국가 인적자원 개발과 군 인적자원개발 정책, 육군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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