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로 인한 기업의 실패 사례와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대안
조직의 문화는 조직의 흥망을 넘어 존폐를 가늠하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냐에 따라서 조직의 방향이 결정되는 만큼 조직의 문화는 조직의 프로세스나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조직경영에 우선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조직의 문화는 사회적 문화의 이질성을 가지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진입이나 M&A에서 특히 빈번히 발생하는데,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국에서의 성공모델을 여과없이 가지고 와 토착화에 실패한 기업이 여럿있다. 특히 세계적인 슈퍼센터를 통해 한국의 소매물류업과 "마트"라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창출에 기여한 "월마트(Wallmart International)"의 실패사례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1. 월마트 인터네셔널 (Wallmart International)
월마트 인터내셔널은 1998년 7월 한국 마크로와 전 직원을 인수하면서 중국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는 두번째로 한국에 진출하였다.
월마트의 슈퍼센터(Supercenter)는 고객들의 바쁜 시간을 감안하여 일반 공산품부터 신선식품까지 한 매장에서 모두 취급하여 편리한 원스톱 가족 쇼핑 공간을 제공하는 매장 형태인데 "언제나 좋은 가격" 이라는 월마트 철학을 근거로 독특한 쇼핑체험을 한국의 고객들에게 제공하였다.
월마트가 세계최대의 유통업체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 데에는 3가지 마케팅 원칙 - 낮은 가격, 지속적인 매장관리, 친절한 직원 - 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첫번째, '낮은 가격'이란 지속적인 비용 관리, 투명한 기업문화, 납품업체와의 협력, 첨단 기술의 활용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에게 우수한 품직의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월마트의 약속과 노력이다. 두 번째, 월마트는 지속적인 매장관리를 통해 어떠한 상품이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는 기본 원칙일 뿐 아니라 월마트의 상징이기도 하며 이것은 샘 월튼의 제1규칙인 "소비자는 항상 옳다" 에도 잘 나타나 있다.
2. 월마트의 한국 진출 실패 사유
1) 한국인 외면한 미국식 할인점
할인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할인점의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은 신선식품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갖가지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주부들이 할인점을 먹여 살린다고 봐도 될 정도다. 하지만 월마트는 신선식품보다는 바코드가 붙은 가공 식품을 매대에 올려놓고 팔았다. 서구인들의 식생활을 고려한 매장 레이아웃을 고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인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뒤늦게 식품 코너를 넓혔지만 이미 고객들의 발길은 뜸해지고 팔리지 않는 제품의 진열 시간도 길어져 신선도가 떨어졌다.
월마트가 표방한 창고형 매장도 문제였다. 물건을 실은 파레트가 천정 꼭대기까지 쌓인 모습은 보기에 답답했고 잘 팔리는 물건은 종업원에게 물어봐야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이마트의 경우 매대 높이는 1.4m~1.8m로 낮고 창고 매장과 분리시켜 매장을 밝고 우아하게 꾸며서 월마트와 차별화하였다. 영국 테스코그룹이 대주주인 홈플러스는 한국인을 잘 알아야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데, 홈플러스는 삼성 출신의 이승한 사장이 철저히 한국식 할인점 노하우를 경영에 접목시켰다.
신선식품이나 매대 높이는 기본이고 전체 매장의 층을 구분하는 세심함도 발휘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서구식 할인점은 3000여 평 규모의 단층 매장에 모든 상품을 열거해 수평 이동을 지루해 하는 한국인들이 싫어한다"며 "아래 위층으로 매장을 나눠 고객들의 성향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기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인들은 집, 차, 냉장고 등이 모두 작다. 음식도 조금씩, 자주 먹기 때문에 단일 제품을 다량으로 싸게 파는 창고형 할인점은 라이프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사가 잘 되고 사람이 많은 곳의 신선식품은 공급 타이밍이 짧아 그만큼 신선하기 때문에 월마트를 외면한 고객들이 이마트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2) 투자 지연도 실패 원인
월마트의 전체 점포는 고작 16개에 불과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을 수밖에 없었다. 월마트가 한국에 투자한 돈은 8120억여원 수준이다. 까르푸가 밝힌 총 투자액 1조5000억원의 절반정도에 해당한다. 저조한 투자로 월마트는 매장 수를 고작 16개밖에 확보할 수 없었다. 점포 수에서 한국 업체들에 밀리다보니 브랜드 인지도도 낮았다.
월마트는 한국에서 투자를 주저했다. 브라질, 맥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는 확장에 몰입한 반면 한국은 지난 5년간 매장을 7개 늘리는 데 그쳤다. 브라질 법인의 경우 지난 2002년 22개에 불과했지만 2개사를 인수하면서 오늘날 점포 수는 295개로 급증했다. 빠른 의사 결정에 의한 적기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할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를 집행하는 데 있어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실패하는 게 할인점 사업의 속성이다"라고 말했다.
3) 까르푸와 월마트의 공통적인 원인
한국을 등지게 된 까르푸와 월마트의 공통점은 우선 양 사는 한국 시장진출 내내 한국인 CEO를 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외국인 임원과 한국인 평직원 사이의 조직 융화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혼연일체가 된다하더라도 시장에서 기선을 잡을까 말까한 국내 할인점 시장에서 핵심 임직원들의 생각이 결국 따로 나뉘었기 때문에 시장장악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토착화에 성공한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유통세미나에서 '삼성테스코의 성공스토리'를 발표하였는데 이 사장은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가 자본을 참여했지만 경영진을 비롯한 직원 대부분이 한국사람이며 우리의 유통경험을 역수출하는 한국형 할인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다국적 기업이면서 홈플러스가 토종 할인점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소비행태와 의식에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한발 빠르게 제공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자신들의 기준만을 강요하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한 월마트, 까르푸와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4) 월마트의 시장철수
중국에서 세계적인 유통자본 간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10% 안팎의 고도 경제성장에 내수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 유통시장이 지난해 완전 개방된 후 세계적인 유통자본의 진출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국 결전'에 들어간 대표적인 유통업체는 월마트와 까르푸, 로터스, 와트슨 등이다. 이들은 이미 40∼50곳에서 많게는 80개 정도의 점포를 열고 시장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들어 출혈 경쟁까지 벌이며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월마트는 중국시장에 집중을 위해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였다.
3. 실패원인을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대안
소매유통업, 특히 마트(Mart)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통해 주부들의 식생활 문화를 바꾸어버린 사업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하게 타켓의 특수성에 대한 연구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특히 의식주 문화는 각 나라별 가지각색인데 과거의 성공경험만을 가지고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묵살해 버리게 되면 그것에서 오는 피해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은 이미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가 답을 내려주었다.
각 해당시장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는 해당국의 직원을 임원으로 채용하여 경영활동의 일선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현 시장에 대한 대안과 대책이 있는 인재들이니 서구의 수용 가능한 장점을 선별하여 토착화 시키면 월마트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즉 문화라는 것은 어느 순간 변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니 만큼 해당 문화의 당사자들 간 수많은 교감을 통해서 점점 더 융합되어야 그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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